제23회 창춘 국제자동차박람회 르포|‘자동차 도시’창춘을 움직이는 두 글자,‘동행’

제23회 창춘국제자동차박람회(이하 창춘 국제모터쇼)가 7월 11일, 창춘 동북아국제박람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모터쇼는 신중국 첫 국산 자동차 출고 70주년과 맞물려 열리며, 주제에 담긴 ‘동행(同行)’이라는 두 글자는 이 도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키워드다. 창춘과 자동차 산업이 피를 나눈 운명 공동체라는 의미이자, 중국 자동차 산업이 세계와 보조를 맞춰 나가겠다는 다짐을 동시에 담고 있다.
1. 역사와 ‘동행’ 한 대의 자동차에서 도시의 DNA로
1956년 7월 13일, ‘중국은 자동차를 만들지 못한다’는 말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창춘 제1자동차제조공장(현 이치 자동차·FAW) 최종 조립라인에서 첫 번째 ‘제팡(解放)’ 트럭이 천천히 라인을 빠져나왔고, 다음 날에는 붉은 천으로 곱게 단장한 12대의 제팡 트럭이 창춘 도심을 달리며 시민들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당시를 기억하는 이치 자동차 직원들은 이렇게 말한다. “길가에 인파가 가득하고, 길 양쪽에는 붉은 깃발이 펄럭였어요. 북과 징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사람들은 수확을 상징하는 수수·옥수수·조를 차 위에 뿌리며 함께 기뻐했죠.”
온 나라가 ‘하루빨리 자동차 공장을 세우자’고 염원하던 시절,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제팡 트럭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던 풍경은, 창춘이 자동차 산업을 품고 키워 온 시간에 대한 감사이자, 도시와 자동차가 함께 걸어온 ‘동행’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아 있다.
그로부터 70년, 창춘의 자동차 유전자는 더 이상 한 공장에 머물지 않고 도시 전체의 DNA로 자리잡았다.
첫 트럭 ‘제팡’에서 첫 승용차 ‘둥펑(東風)’, 국빈차 ‘훙치(紅旗)’에서 오늘날 수천 억 위안 규모의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에 이르기까지, 이 도시는 중국 자동차의 역사를 품은 고장이자, 자동차 산업이 도시의 문화와 정체성에 스며든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토대가 있었기에, 1999년 제1회 창춘 국제모터쇼가 처음 열렸을 때, 3만5,000㎡ 규모로 출발한 이 전시회는 곧 17만㎡ 규모의 대형 산업 행사로 성장하며 지금은 창춘 시민들이 매년 기다리는 ‘도시의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다.
2. 산업과 ‘동행’ ‘자동차의 요람’에서 미래 모빌리티 도시로
‘동행’은 과거에 대한 감상만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현재 창춘은 1,034개 부품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신에너지·스마트 커넥티드 카 중심 도시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창춘시 자동차 클러스터’는 국가급 첨단제조업 클러스터로 격상됐으며, 단일 도시를 주체로 한 종합형 자동차 클러스터로서는 전국에서 유일무이하다.
창춘 국제자동차성(长春国际汽车城)에 위치한 아우디-이치(FAW) 신에너지차 공장에서는 용접 공정에만 로봇 824대가 투입돼, 자동화율 100%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창춘시는 중장기 발전 계획(‘15·5’ 계획 등)을 통해 자동차 산업의 신에너지·스마트화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2030년까지 신에너지차 생산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려, 세계급 자동차 첨단 제조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같은 산업 경쟁력은 올해 창춘 국제모터쇼 전시 구성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글로벌·중국 주요 완성차 브랜드 53개사, 전시 차량 1,000여 대, 20여 종의 신차가 동북 지역에서 첫 공개, 3개 신규 브랜드가 처음으로 창춘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더해, 이치 자동차(FAW) 박물관도 7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약 150대의 클래식 차량과 1,000여 점의 관련 유물이 전시될 예정이며, 제팡에서 훙치에 이르는 브랜드 히스토리, 제조에서 스마트 제조로 이어지는 산업 전환의 과정을 한눈에 보여줄 예정이다.
전시장 안팎에서, 창춘은 최첨단 기술과 깊은 역사성을 동시에 내세우며 ‘자동차 도시’라는 타이틀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3. 문화와 ‘동행’ 모터쇼가 만든 ‘도시의 축제’
산업이 이 도시의 뼈대라면, 문화는 그 뼈대에 살을 입히는 역할을 한다.
창춘 국제모터쇼는 이 도시의 자동차 문화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무대이자, ‘동행’이라는 키워드가 전시장 밖, 골목과 일상 공간으로 번져가는 통로가 되고 있다.
1999년 첫 개최 이후, 창춘 국제모터쇼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도시 전체가 함께 즐기는 자동차 축제”로 성장해 왔다.
첫 회 전시 면적은 3만5,000㎡에 그쳤지만, 관람객은 50만 명에 육박했다. 당시 아시아 최고 수준이던 중국 자동차 랠리 대회도 함께 열리며, 그때부터 “여름이면 창춘 가서 모터쇼 보자”는 문화가 시민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으며 외지 관광객들에게도 창춘을 찾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됐다.
이후 창춘 국제모터쇼는 자동차와 시민이 매년 한 번씩 ‘재회’하는 시간, 즉 자동차와 도시가 함께 걸어온 길을 확인하는 상징적 축제가 됐다.
올해는 처음으로 ‘쓰지난허(肆季南河) 분산 전시장’이 마련돼, 클래식 카·올드카 전시, 캠핑카 체험, 트렁크 플리마켓, 핑크빛 인공 모래 해변 등이 어우러진 복합 자동차 문화 공간이 조성된다. 단순히 ‘보는 전시’를 넘어 ‘직접 즐기고 체험하는 자동차 축제’로 진화한 셈이다.
또한 클래식 카 퍼레이드가 다시 한 번 ‘춘성(春城, 창춘의 별칭)’의 거리로 나선다.
70년 전, 제팡 트럭 행렬이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을 열광시켰던 것처럼, 70년이 지난 오늘, 그 기억을 품은 바퀴들은 다시 익숙한 거리를 달리며 세대는 달라도 이어져 온 창춘 시민들의 공감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이다.
4. 세계와 ‘동행’ 창춘에서 출발해 지구촌으로
‘동행’의 최종 방향은, 세계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올해 창춘 국제모터쇼 기간, 조직위원회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공동 건설 참여국 15개국, 해외 상공회의소·업계 단체 관계자 60여 명을 초청해, 국경을 넘는 자동차 산업 협력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완성차 수출, 부품 유통, 자동차+관광·도시 브랜드 홍보 등 여러 분야에서 구체적인 사업 제휴를 도모할 계획이다.
1956년, 창춘은 “자동차를 만들려면 500명 넘는 인원을 해외에 보내 배워야 했던” 도시였다. 그러나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창춘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와 부품은 100여 개 국가와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신중국 자동차 산업의 요람’이었던 창춘은 이제 세계 자동차 지도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창춘의 자동차를 매개로 한 국제 파트너십은 계속 늘어나고, 함께 달리는 길도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동행”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하루빨리 자동차 공장을 세우자’던 온 나라의 소망에서, ‘혁신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向新·同行)’는 오늘의 슬로건에 이르기까지, 변한 것은 시대와 환경이고, 변하지 않은 것은 창춘과 자동차가 서로를 의지해 성장해 온 깊은 인연이다.
한 도시와 한 산업이 서로를 키우고, 서로의 이름을 빛내며 걸어온 70년. 이 시간이 쌓아 올린 신뢰와 경험이야말로, ‘자동차 도시’ 창춘이 다시 미래를 향해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가장 큰 자신감이다.
편집:왕정정